* 영국의 어떤 도시에… “프레드 · 암스트롱”이라는

우체부가 살고 있었습니다.

우체국 동료들은… 그를 가리켜 “배달 불능 우편물 담당”이라고

불렀는데…, 그 이유는 주소가 잘못 적혀 있거나… 알아보기 힘든

우편물들을 다루었기 때문이었습니다.

 

* 그는… 상냥한 아내와 조그만 딸 하나와 꼬마 귀염둥이

어린 아들과 함께 낡은 집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저녁을 먹고 나면… 그는 파이프 담배에 불을 붙이고서…

길을 잃은 편지들의 임자들을 찾아준… 자기가 그날 행한

공적을 아이들에게 이야기해 주는 일을 즐겨했습니다.

암스트롱씨는… 자기 자신을 웬만한 탐정 쯤 되는 듯이…

여기고 있었습니다.

그는… 언제나 성실하고…, 구름 한 점 없이… 맑게 살아갔습니다.

* 그러던… 어느날 아침…

암스트롱씨의 어린 아들이… 갑자기 앓아누우면서부터

그의 생활에 먹구름이 끼기 시작하였습니다.

사랑하는 아들이… 몸져 누운지… 겨우 이틀만에…

그만 세상을 떠나고야 말았습니다.

 

* 슬픔에 잠긴 암스트롱씨의 마음도… 죽을 것만 같았습니다.

부인과 어린 딸 “메리언”은… 슬픔을 이겨내고 참기 위해서

갖은 애를 다 썼습니다.

그러나… 암스트롱씨는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이제… 그의 인생은… 갈 곳을 잃어버린 배달 불능의 편지들과 같은

처지가 되어버렸습니다.

* 그는… 아침이면 잠자리에서 일어나… 몽유병 환자처럼

멍한 모습으로 일터에 나갔습니다.

누가 말을 걸지 않으면… 말을 하는 법이라곤 없었고…,

점심도 동료들과 함께 드는 법이 없었습니다.

퇴근을 해서 저녁상을 받아도… 동상처럼 우두커니 앉아 있다가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아내는 남편이 밤새껏 천정만 멀거니

쳐다보면서… 뜬 눈으로 누워 있곤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 세월이 갈수록… 그의 자포자기적인 절망감은

점점 더 깊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부인은… 남편에게 그런 자포자기는… 죽은 아들에게 뿐 아니라

살아있는 가족들에게도 온당한 것이 아니라고 간절하게 타일렀습니다.

그러나… 아내가 무슨 이야기를 하여도 그에게는 전혀

들리는 것 같지 않았습니다.

<다음 주에…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