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두진”의 “해”라는 시(詩)가 있다.
      해야 솟아라. 해야 솟아라.
      말갛게 씻은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산 넘어 산 넘어서… 어둠을 살라 먹고
      산 넘어서 밤새도록  어둠을 살라 먹고
      이글이글 앳된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 새해 해돋이를 보기 위해…
  꼭 “정동진”에 가거나
 “해남 ‧ 땅끝마을”에 가야하는 것은 아니다.
  밤새도록 어둠을 살라 먹고…
  이글이글 해가 솟아야 할 곳은…
  바로 우리들 마음이기 때문이다.

* 2016년의 달력을 떼고,
  2017년의 달력을 붙인다고 해서…
  새해가 되는 것은 아니다.
  어제의 마음을 그대로 놔둔 채…
  새로운 시간을 기다린다는 것은
  무망(無望)한 일이다.

* 얍복 시냇가에 엎드려…
  번민의 밤을 지새우던 야곱…
  그는… 앞으로 닥쳐올지도 모르는
        위험을 예감하며 떨고 있었다.
        복수의 칼을 갈고 있는… 형 “에서”의 땅으로
        건너가야 한다는 두려움 때문에…
  야곱은… 밤이 맞도록 깊은 고뇌에 빠진다.

* 주마등처럼 지나가는…
  기억의 작은 조각들 속에서
  지난날의 부끄러운 야곱 자신의 모습들이 비쳐진다.
  무엇을 위해… 그처럼 발버둥 치며 살아왔던가?
               아버지를 속이고, 형을 속이고, 외삼촌을 속이면서…
  그 밤에… 야곱의 옛 자아(自我)가…
           하나님 앞에서 무너져 해체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그 마음의 “어두운 밤”이 물러갔다.

* 야곱이 스스로 무너진 자리에… “이스라엘”이 태어났다.
  야곱은… “속이는 자 ‧ 도적놈”이라는 뜻이며…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도움을 받아 이기는 자”라는 뜻이다.
  이러한… “결단의 시간”을 맞이했을 때
 “브니엘”의 아침 해가 솟아올랐다.
  의미있는 새해는… 이렇게 오는 것이다.

                             2017년 1월 6일(금), 새벽 목양실에서 묵상 중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