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지혜로운 스승이…
제자들을 데리고 길을 나섰습니다.
그들은… 길가에 헌 종이가
떨어져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스승은… 제자들에게 그 종이를 집으라고 말했습니다.
제자들이 종이를 집자… 스승이 물었습니다.
“무엇에 쓰였던 종이라고 생각하느냐?”
제자들이 대답합니다.
“이것은… 향을 쌌던 종이입니다.
여전히 향내가 납니다.”
* 그들이… 또 길을 걸어가는데…
끊어진 새끼줄 토막이
땅에 떨어져 있었습니다.
스승이… 다시 그것을 집으라고 말하면서
물었습니다.
“그것은… 무엇에 쓰였던 새끼줄이냐?”
그러자… 제자들이 말했습니다.
“새끼줄에서 비린내가 나는 것으로 보아
생선을 꿰었던 새끼줄 같습니다.”
* 스승이 제자들에게… 말했습니다.
“사람도 이와 똑같다.
현명하고 어진 사람을 가까이하면…
함께 현명하고, 어질어질 수 있으나…
어리석고 미련하고 사악한 사람들 속에 있으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물이 들 수 있는 것이다.
차츰 차츰 물들어 가면서도…
사람들은 대부분 깨닫지를 못하는 것이다.”
* 종이는…
분명 향 자체가 아닙니다.
새끼줄도…
물론 생선이 될 수 없습니다.
그러나… 향을 쌌던 종이와
생선을 꿰었던 새끼줄은
그 향과 냄새를 쉽게 지울 수가 없습니다.
* 내가… 지금, 어디에 서 있는지…
내 옆에서 나와 같이 가고 있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 이 점을 확인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어리석고 사악한 사람과 있는지…
선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사람과 있는지 말입니다.
2017년 1월 20일(금), 함박눈이 내리는 새벽, 목양실에서…